자영업자 A(53세, 남)씨는 평소 소화가 잘 안 되는 편이라 소화제를 자주 복용한다. 정기검진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하면 가벼운 역류성식도염 외에 이상은 발견되지 않는다. 작년에 코로나로 인한 매출 감소로 스트레스를 받은 후로는 식사를 하고 나면 머리가 핑 도는 어지럼증이 생겼고 지난달에는 운전 중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 사고까지 날 뻔 했다. 바로 병원을 찾아 머리 MRI, 이비인후과 검사, 혈액검사 등 각종 검사를 받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스트레스 때문일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신경안정제를 처방 받았으나 복용하면 졸리기만 할 뿐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답답하다.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은 “어지러움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뇌종양 등 머리에서 나타나는 중추성 어지럼증, 귓속의 내림프액 압력이 증가해 나타나는 메니에르병, 평형을 잡아주는 전정신경의 염증,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급격히 낮아지는 기립성저혈압, 스트레스로 나타나는 심인성 어지러움증 등이 있다. 문제는 다양한 검사에서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어지럼증이다. 한의학적으로는 만성소화불량 등 소화기 증상을 동반한 어지럼증이 지속된다면 담적병(痰積病)을 그 원인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적증후군’으로도 불리는 담적병(담적증)은 위장에서 소화가 덜 된 음식물 찌꺼기에서 발생한 독소인 담음(痰飮)이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담적(痰積)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군을 말한다.
담적은 소화기 증상 단계에서 제거되지 않으면, 위장 내 분포한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퍼져나가 다양한 전신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앞서 말한 어지럼증이나, 원인 모를 두통, 불면증, 우울증, 수족냉증, 이명, 만성피로 증상, 생리통, 생리불순 같은 여성질환, 남성의 경우 성기능 저하 등이 그것이다.
담적병의 치료 방법은 우선 정확한 진단에서 출발한다. 경락기능검사를 통해 자율신경균형도 및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한 후 복진(腹診), 설진(舌診), 맥진(脈診), 병력청취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담적병 유무 및 담적병의 유형을 파악한다. 이후 담적병 증상과 개인 체질에 맞추어 한약을 처방해서 담적을 제거하고 담적이 생성되지 않는 인체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증상 경중에 따라 위장 경락순환을 도와줄 수 있는 침 치료와 약침 치료, 온열요법 등을 병행할 수 있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병은 위장과 전신의 기능성 질환으로 각종 영상의학적 검사에서는 진단이 어려운 특성상 한의원에 내원했을 때에는 이미 증상이 많이 경과한 후가 많다. 따라서 치료기간도 6개월이상이 걸릴 수 있다. 담적병은 한의원 치료도 중요하지만 치료 후에도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멀리하기,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하기, 야식먹지 않기, 주 3회 이상의 충분한 유산소 운동하기, 취미생활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 등의 생활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고동현 기자(august@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