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

회사원 A(41세ㆍ여)씨는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설사를 자주 하는 편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차가운 음료를 즐겨 마셔왔는데, 몇 달 전부터는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하고 복부가 팽만해지며 설사 증상이 더욱 잦아졌다. 위·대장내시경과 복부 초음파 검사까지 받았지만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병원에서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처방 받은 약을 복용했지만 복부 불편감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답답함만 커지고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최근 ‘과민대장증후군’으로 명칭이 개정됨)은 기질적 이상이나 다른 질환 없이 대장의 과민한 수축과 운동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능성 질환이다. 소화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약 30%가량이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진단될 만큼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변비나 설사 같은 배변장애, 복부팽만감, 대변 내 점액 등의 소화기 증상뿐 아니라 두통, 불안, 우울, 초조,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등이 동반되기도 하며, 특정 음식 섭취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대표원장(한의학박사)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다양하지만,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지사제나 신경안정제 등 대증 치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치료 효과에 한계를 느끼고 장기간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위장에 쌓인 노폐물, 즉 ‘담적(痰積)’이 유발하는 담적병(痰積病)의 범주로 보고 접근한다”고 덧붙였다.

담적은 체질적으로 위장이 허약하거나, 불규칙한 식사 습관,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 과식·과음, 만성적인 스트레스 등으로 위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음식물이 장시간 정체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독소와 노폐물이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상태를 담적이라고 한다.

담적이 형성되면 위장 연동운동이 저하돼고 소화액 분비가 줄면서 복부팽만감, 복통, 위경련, 변비나 설사, 잦은 트림, 목 이물감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더 나아가 담적이 혈액과 림프를 따라 전신으로 영향을 미치면 두통, 어지럼증, 수족냉증, 불면, 이명, 만성피로, 우울감, 여성의 경우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등 다양한 전신 증상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군을 통틀어 담적병(痰積病) 또는 담적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담적병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된다. 경락기능검사를 통해 자율신경 균형과 피로도를 확인하고, 복진·설진·맥진 등을 종합해 담적의 유무와 유형을 파악한다. 이후 담적 제거와 함께 담적이 다시 생성되지 않도록 체질과 증상에 맞춘 한약 치료를 시행하며, 위장과 전신의 순환을 돕기 위해 침 치료, 약침 치료, 온열 요법 등을 병행한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병은 기능성 질환의 특성상 내시경이나 초음파 같은 영상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된 후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성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배변 이상, 명치 통증, 목 이물감, 만성피로,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반복된다면 담적병을 의심해보고 정확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